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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목 [포럼] `글로벌 제약 강국`으로 가는 길
출처 디지털타임스
등록일 2018/01/29 조회수 342
2008년 전 세계를 강타한 글로벌 금융위기를 기점으로 세계 경제는 저성장 국면에 들어섰다. 연 평균 5%에 달했던 세계 경제성장률은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좀처럼 3%대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고, 앞으로도 이러한 기류가 지속되리란 전망이 우세하다. 경기둔화가 지속되면서 세계 각국은 경제회복을 국정과제 1순위로 꼽는다. 기간산업이 없는 국가들은 자국경제를 꽃피울 선도산업을, 주력산업의 쇠퇴에 직면한 국가들은 신산업 발굴에 주력하고 있다.
 
미국과 유럽 등 선진국은 일찍이 제약산업을 전략산업으로 육성, 경제에 활력을 주는 성장동력으로 활용하고 있다. 이들 국가들은 파격적인 자금 지원부터 세제 혜택, 인·허가 규제 완화 등 다각도의 지원 정책을 수립, 집행하고 있다.
 
GDP 기준 세계 25위(한국 11위), 인구 1100만여명에 불과한 벨기에는 정부 차원에서 제약분야 연구개발에 매년 15억 유로(약 1조 8000억원)를 투자하고 있다. 이는 정부가 지원하는 전체 연구개발 투자액의 약 40%에 달한다. 지역별로는 연구개발 인력에 대한 원천징수세 80% 면제, 특허세 최대 80% 면제, 혁신적 신약개발 활동에 파격적 자금을 제공하는 등 지역별로 다양한 지원이 이뤄지고 있다. 

이뿐만이 아니다. 벨기에의 플랑드르 지방 정부는 1996년 플랑드르생명공학연구원(VIB) 설립과 아울러 대학, 병원, 연구소 등으로 구성된 바이오클러스터를 조성, 의약품산업 성장의 산파 역할을 톡톡히 했다. 여기에 의약품 개발·출시의 큰 장애물인 인·허가제도를 대폭 간소화했다. 1단계 임상실험의 경우 서류제출부터 허가 유무를 결론짓는 심사까지 2주안에 관련 절차가 마무리된다. 전체 수출액의 10%를 의약품이 책임지고 있다는 점과 얀센, UCB, 파마시아와 같은 세계적 제약기업이 벨기에에서 탄생한 배경이다. 

아시아권도 예외가 아니다. 주력 산업의 퇴조에 경제성장 동력 모색에 부심하던 싱가포르 정부는 제약분야를 집중 육성한다는 방침을 정하고 이에 주력했다. 싱가포르 정부의 제약산업 육성 정책은 싱가포르 정부의 주요 추진 정책은 법인세·R&D세액 감면 등의 조세지원과 바이오폴리스(바이오클러스터)라 불리는 연구개발 인프라 조성, 제약 전문가 양성 등을 뼈대를 한다. 이에 힘입어 지난 2000년대 초반 싱가포르 GDP의 10%에 불과하던 바이오산업 비중은 최근 30%까지 훌쩍 늘었다.

세계 주요 국가들이 제약산업을 주목하는 이유는 제약산업의 사회·경제적 가치에 기인한다. 전 세계적인 경기둔화에도 불구하고 제약산업은 새로운 질병의 출현과 고령인구 증가로 지속적인 성장세를 나타내고 있다. 인구학적 추세, 보건 환경이 변하지 않는 한 제약산업은 앞으로도 안정적인 성장을 이어갈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특히 글로벌 신약을 탄생시킬 경우 막대한 부가가치를 만들어낼 수 있으며, 양질의 일자리 창출에도 탁월한 산업으로 인정받고 있다.

하지만 신약개발은 평균 14년이라는 기나긴 시간과 2조 8000억원에 달하는 막대한 자금을 투입해야 하는 장기 프로젝트라는 점에서 엄두를 내기 힘들다. 설령 시간과 비용을 투자해도 최종 성공률은 0.01%에 불과한 고위험 산업이다. 최근 제약업 자진철수를 선언한 대기업의 사례는 제약산업이 단순히 자본력만 가지고 창업, 수성, 발전하기 어려운 산업임을 새삼 일깨웠다. 이런 이유로 제약산업 육성을 결정한 국가들은 정부 차원에서 화력과 역량을 결집시킨다.

글로벌 빅파마로 발돋움한 다수의 제약기업들은 초기에 정부의 강력한 뒷받침이 존재했다. 우리나라도 미래성장동력 발굴에 오랜 시간 공을 들였다. 참여정부의 10대 신성장동력, 이명박 정부의 17개 신성장동력산업, 박근혜 정부의 미래성장동력-산업정책 종합실천계획이 그것인데, 아직 가시적 결과물이 나오지 않고 있다. 미래 먹거리산업으로서의 가능성을 안고 있는 유망산업에 대한 확고한 선택과 집중, 이를 잇는 전폭적인 육성이 국가경제의 안정적 미래를 설계하는 최적의 처방이다.

지난 30년간 의약품 개발 기술을 축적해 온 한국 제약산업은 아시아, 남미에 이어 미국·유럽과 같은 선진국 시장으로의 진출도 점차 확대하고 있다. 미래 성장동략산업에 걸맞게 올해도 과감한 연구개발과 설비 투자, 품질 혁신으로 양질의 의약품 개발·생산에 열정을 쏟을 예정이다. 산업계의 자구노력과 정부의 전방위적인 육성·지원이 조화를 이룰 때 글로벌 제약강국의 꿈은 현실로 다가올 것이다.
첨부파일 원희목_회장님_프로필.JPG (4.00 KB)